집주인 근저당 끼고 집 산다? ‘사인 간 근저당’ 거래의 진실과 위험 (2026)
매도인이 잔금을 미뤄주고 그 돈을 근저당으로 담보하는 방식입니다. 그 자체는 합법이지만, 대출규제를 우회하는 편법으로 쓰이거나 무이자로 이뤄지면 증여세 문제가 생기고, 무분별하게 번지면 사금융처럼 시장 전체에 부담이 됩니다.
최근 뉴스에 ‘근저당’이라는 단어가 부쩍 자주 등장합니다. 대통령의 분당 자택 매각 과정에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짜리 근저당이 설정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죠. 여기서 많은 분들이 같은 궁금증을 갖습니다.
“집을 팔면서 왜 파는 사람이 근저당을 잡지? 이거 원래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매도인이 잔금을 나중에 받기로 하고 그 돈을 담보로 잡는’ 이른바 사인 간 근저당(매도인 파이낸싱) 거래입니다. 특정 인물의 정치 공방과 별개로, 대출이 막힌 사람들에게 현실적 대안이 되는 동시에 규제 사각지대에서 위험을 키우는 양날의 거래죠. 이 글은 정치가 아니라 거래 구조와 리스크를 봅니다.
사인 간 근저당이란 무엇인가
매도인이 매매대금 일부를 나중에 받기로 하고, 그 ‘못 받은 돈’을 되팔 집에 근저당으로 걸어두는 거래입니다. 은행이 아니라 파는 사람이 사실상 돈을 빌려주는(잔금을 미뤄주는) 형태죠.
보통의 매매는 계약금 → 중도금 →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을 넘겨받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순서가 살짝 다릅니다. 매수인이 소유권을 먼저 넘겨받고, 잔금은 몇 달 뒤에 치릅니다.그 사이 ‘아직 못 받은 잔금’을 보호하려고 매도인이 그 집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둡니다. 매수인이 약속한 날 돈을 안 내면, 매도인이 그 근저당으로 집을 경매에 넘겨 돈을 회수할 수 있죠.
해외에서는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이라 불리는, 그리 낯설지 않은 방식입니다. 국내에서도 강남3구를 중심으로 등기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 거래라는 것이 최근 보도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 핵심. ‘근저당’은 나쁜 게 아니라 담보 장치일 뿐입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떤 목적으로, 어떤 조건으로 쓰느냐입니다.
화제가 된 거래, 구조로 뜯어보기
보도된 사실관계는 ‘소유권 선이전 + 잔금 유예 + 그 잔금을 담보하는 근저당’이라는 전형적 구조입니다. 쟁점이 된 지점은 무이자였다는 점입니다.
여러 언론(파이낸셜뉴스·이데일리·MBC 등) 보도를 종합하면 구조는 대략 이렇습니다.
| 항목 | 보도된 내용 |
|---|---|
| 매매가 | 약 29억원 |
| 근저당 채권최고액 | 약 17억7,000만원 |
| 소유권 이전 | 계약 직후(잔금 전) 먼저 이전 |
| 잔금 | 약 17억원을 10월말까지 유예 |
| 이자 | 받지 않기로(무이자) |
여기서 ‘채권최고액’은 실제 빌려준 돈이 아니라 담보로 잡아두는 한도입니다. 보통 실채권액의 110~130% 선으로 잡습니다. 즉 못 받은 잔금(약 17억)에 여유분을 얹어 근저당 한도를 정한 것이죠. 구조 자체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쟁점이 된 건 무이자부분입니다. 수억~십수억원을 몇 달간 무이자로 빌려주면, 세법은 그 ‘안 받은 이자만큼’을 이익의 이전으로 봅니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실무상 불가피한 정상 거래”, 야당이 “스스로 조인 규제를 우회한 것”이라며 공방을 벌였지만, 이 글에서 주목할 것은 인물이 아니라 ‘이 구조가 일반화되면 어떻게 되는가’입니다.
📌 증여세 포인트. 세법은 무이자·저리 대여 시 법정 적정이자율(연 4.6%)로 계산한 이자와의 차액을 이익으로 봅니다. 그 이익이 연 1,000만원을 넘으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됩니다. 17억을 무이자로 빌리면 연 이자 상당액이 7,000만원을 넘어, 과세 문턱을 훌쩍 넘습니다.
불법인가 편법인가
전문가 다수는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다”라고 봅니다. 다툼은 ‘불법이냐’가 아니라 ‘규제를 비켜간 편법이냐’에 있습니다.
세 가지를 구분해서 보면 정리가 쉽습니다.
| 구분 | 판단 | 근거 |
|---|---|---|
| 거래 방식 자체 | 합법 | 잔금 유예와 근저당 담보는 민법상 허용되는 계약 |
| 규제 회피 성격 | 편법 논란 | 은행 DSR·한도 규제를 ‘개인 간 거래’로 우회하는 효과 |
| 무이자·저리 지원 | 세법 위반 소지 | 이자 상당액이 증여로 간주돼 증여세 신고 대상 |
정리하면,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제도의 빈틈을 이용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입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금융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런 거래가 늘 수 있고, 불법은 아니어도 편법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습니다.
📌 주의. ‘합법’과 ‘문제없음’은 다릅니다. 세금(증여세·양도세)·자금출처·대부업 해당 여부에 따라 개별 거래는 얼마든지 불법의 영역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왜 지금 늘어나나 (대출규제와의 관계)
은행 문이 좁아진 만큼 ‘은행 밖 자금’이 그 자리를 메웁니다. 사인 간 근저당은 스트레스 DSR·6·27 대책이 만든 빈틈을 파고드는 거래입니다.
지난 7월 8일 글에서 다뤘듯, 스트레스 DSR 3단계와 6·27 대책의 한도 상한(수도권 최대 6억)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었습니다. 현금이 충분치 않은 매수인은 부족분을 메울 길이 막힙니다. 이때 매도인이 잔금을 미뤄주면, 매수인은 은행에서 못 빌린 돈을 사실상 파는 사람에게 ‘빌린’ 셈이 됩니다.
규제의 초점은 금융회사의 대출에 맞춰져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이 알아서 정한 매매 조건은 금융당국의 직접 규제 대상이 아니죠. 바로 이 지점이 ‘빈틈’입니다. 규제가 촘촘해질수록, 규제가 닿지 않는 개인 간 거래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금융으로 번질 위험
정상적 잔금 유예는 사채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자를 받고, 반복적으로, 업처럼 이뤄지면 규제 밖 사적 대출—사실상 사금융에 가까워집니다.
한 번의 잔금 유예는 매매의 일부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돈놀이’의 형태로 정착할 때입니다. 실제로 일부 매물에서는 “매도인이 몇 년간 잔금을 미뤄주고 그동안 이자만 받는” 방식이 조건으로 내걸리기도 한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성격이 달라집니다.
- 이자 목적화: 대금 정산이 아니라 이자 수취가 목적이 되면 사실상 대출입니다.
- 반복·업(業)화: 특정인이 여러 건을 반복하면 대부업법상 등록 의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 규제 사각: 금리 상한(법정 최고금리)·상환능력 심사 같은 장치가 개인 간 거래엔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 세원 누락: 이자소득 신고 누락, 자금출처 불투명 등 탈세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 “대통령도 했으니 안 막히겠네”라는 선례 효과가 가장 위험합니다. 유명 사례는 ‘해도 되는 방법’이라는 인식을 빠르게 퍼뜨립니다.
무분별하게 늘면 생길 문제들
당장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에겐 숨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번지면 매수인 개인 위험 → 시장 왜곡 → 규제 무력화 순으로 부작용이 커집니다.
① 대출이 막힌 사람에겐 도움이 되는 면
은행 한도가 부족한 실수요자가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고, 매도인은 집을 팔 기회를 얻습니다. 서로의 필요가 맞으면 정당한 계약 자유의 영역입니다. 이 점은 분명히 인정해야 합니다.
② 그러나 무분별하게 늘면 나타나는 문제들
| 영역 | 예상되는 문제 |
|---|---|
| 매수인 위험 | 잔금 미납 시 이전받은 집이 경매로. 무이자 이익엔 증여세, 권리관계 분쟁 소지 |
| 가격 왜곡 | 상환능력을 넘는 매수가 가능해져 ‘빚 얹은 고가 거래’가 실거래가를 밀어 올림 |
| 규제 무력화 | DSR·한도 규제가 개인 간 거래로 우회돼 정책 효과가 반감 |
| 세원·투명성 | 이자소득 미신고, 자금출처 은폐, 편법 증여의 통로로 악용될 위험 |
| 사금융화 | 규제 밖 사적 대출이 늘며 채무 분쟁·회수 갈등이 개인 부담으로 전가 |
요컨대 ‘예외’로 남으면 실수요의 숨통이지만, ‘관행’이 되면 규제의 둑이 무너지는 거래입니다. 개인은 계약서·이자·세금 처리를 꼼꼼히 챙겨야 하고, 정책은 개인 간 거래를 무작정 막기보다 세원 투명성과 자금출처 검증으로 부작용을 걸러내는 방향이 현실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개인 간에 잔금 지급 기한을 정하고 그 채권을 근저당으로 담보하는 것은 민법상 허용되는 계약입니다. 다만 규제 회피 목적이 뚜렷하거나, 무이자·저리로 사실상 자금을 지원하면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반복적·업으로 돈을 빌려주면 대부업법 등 별도 규제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 DSR 3단계와 6·27 대책의 한도 상한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자, 부족한 잔금을 은행 대신 매도인에게 “빌리는” 형태의 매도인 파이낸싱이 그 빈틈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약속한 날짜에 잔금을 못 내면 이미 이전받은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또 무이자·저리로 빌린 이자 상당액이 증여로 간주돼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고, 향후 매도인이 파산하거나 다른 채권이 얽히면 권리관계가 복잡해집니다.
법적 성격은 다릅니다. 정상적인 매매대금 유예는 대금 정산의 일부지, 이자를 목적으로 한 대출이 아닙니다. 다만 이자를 받고 반복적으로 이뤄지면 사실상 사적 대출에 가까워지고, 규제 사각지대에서 사금융처럼 확산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입니다.
근저당은 죄가 없습니다. 담보를 잡는 장치일 뿐이죠. 다만 ‘합법’이라는 말에 안심하지는 마세요. 매수인이라면 잔금 기한을 못 지켰을 때 집이 넘어간다는 사실, 무이자로 빌린 이자에도 증여세가 붙는다는 사실을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규제가 촘촘해질수록 이런 ‘우회로’는 늘어납니다. 편리해 보일 때일수록 세금과 권리관계를 먼저 계산해 보는 습관이 결국 나를 지킵니다.
본 글은 2026년 7월 기준 공개된 언론 보도와 일반적인 법·세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특정 개인·거래에 대한 법적 판단이나 투자·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거래의 적법성·세금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실제 거래 전에는 반드시 세무사·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인용된 사실관계는 보도 내용을 요약한 것으로, 최종 사실은 관계 기관의 확인에 따릅니다.